[소설 부문 심사평]
총 아홉 편의 응모작을 읽었다. 어느 해보다 소재나 주제 면에서 다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1등으로 뽑은 소설은 비행기 사고로 친구를 잃은 서술자의 심리를 다룬 작품이다. 하나의 화제를 끝까지 밀고 가는 힘이 있었고, 현재로 과거 시간을 끌어내는 솜씨도 좋았다. 친구 사이에 있을법한 소소한 일상 그리고 떠난 친구를 그리는 주인공의 마음이 잘 표현되었다. 소설 후반에서 문체가 변하는데 그 부분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띄어쓰기도 몇 군데 거슬렸다. 재미있고, 잘 쓴 소설이다. 2등으로 뽑은 소설은 사랑 이야기이다. 작가는 사랑이 깊으면 그리고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람이 재만 남기고 사라질 수 있다는 흥미로운 상상에 추리소설 요소를 가미하였다. 잘 쓴 작품이지만 현실적 삶과의 연관이라는 면에서 조금 아쉬웠다. 3등으로 뽑은 소설은 직장인의 프로레슬러 도전이라는 재미있는 소재를 다루었다. 쉽게 읽히는 작품이었지만 아쉽게도 주인공의 도전이 삶에 대한 이해 혹은 해석으로 이어지는 부분에서 설득력이 약했다. 글을 써본 사람은 누구나 느끼겠지만 한 편의 글을 완성한다는 일은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응모작을 낸 학생들은 어찌 되었든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였고, 그런 면에서 모두 작은 성취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원하는 글 꾸준히 쓰시길 바란다. 한국언어문화전공 김한식
[사진 부문 심사평]
안녕하세요. 제52회 상명학술상 사진부문 심사를 맡게 된 사진영상미디어전공 김정임교수입니다. 이번 학술상 사진 부문에는 총 37개의 작품이 출품되어 학생들의 학술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출품된 작품들은 전반적으로 사진적 완성도가 높았으며 저마다의 시선으로 삶의 다양한 매력을 담아내고자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심사는 출품작들의 창의성, 작품의 완성도, 메시지 전달력에 집중하여 진행하였고, 심사숙고한 끝에 당선작, 가작, 입선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더라도 계속해서 사진을 통해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며 성장해 나가는 학생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참가자들의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당선작: "손끝" 사진영상미디어전공 조수진 당선작인 “손끝”은 역광을 이용하여 바다와 해안선의 극적인 대비가 돋보이는갯벌 풍경 사진입니다. 빛에 반사되는 물결의 잔잔함과 어두운 갯벌의 질감은 마치 수묵화 같은 느낌을 보여줍니다. 또한 갯벌 곳곳에 점처럼 작게 보이는 사람들의 실루엣은 추상적인 패턴으로 표현되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전반적으로 갯벌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담아낸 이 사진은 고요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사진의 깊이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가작: "하얀 침묵을 오르다" 프랑스어권지역학전공 최지은 가작으로 선정된 "하얀 침묵을 오르다"는 극적인 구도와 실루엣 처리로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가파른 설벽을 배경으로 산악인들의 모습이 작게 처리되어 자연의 웅장함과 그에 맞서는 인간의 도전을 효과적으로 대비시킵니다. 산비탈의 대각선 구도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치 절벽을 함께 오르는 듯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느끼게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이 사진은 감정적인 울림이 있는 동시에 극적이고 예술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입선작: "In The Window" 커뮤니케이션디자인전공 최동환 입선작으로 선정된 "In The Window"는 사진 속 좁고 어두운 공간과 대비되는 전면의 창문 프레임을 촬영하여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고 자연 풍경을 건축의 일부로 끌어들이게 하는 작품입니다. 내부의 거칠고 어두운 색감과 외부의 밝은 부분은 극명한 대비를 통해 명상적인 분위기를 더합니다. 또한 수직, 수평의 선을 잘 활용하여 안정적인 구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깊이감이 느껴지는 소실점 구도를 통해 보는 이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외부의 풍경으로 향하게 합니다. 전반적으로 이 사진은 건축과 자연을 조화롭게 포착하여 명상적인 공간의 분위기를 담은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심사를 통해 제출된 작품들은 각기 다른 시각과 감각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사진의 다양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선작을 비롯한 모든 작품들은 사진이 전달하는 메시지와 시각적 아름다움이 돋보였으며, 자기만의 스타일과 창의적인 접근이 엿보였습니다. 내년에도 많은 학생들의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사진작품을 기대하며 심사평을 마치겠습니다. 사진영상미디어전공 김정임 교수
[만화 부문 심사평]
당선작으로 선정된 간호학과 장유나 학생의 작품은 ‘죽음’에 대한 본인의 사유를 만화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장유나 학생은 죽음의 의미를 “인간이란 존재가 시작한 곳으로 이끌려 가는 ‘귀소본능’”으로 정의하고, 이를 사체를 갈고리에 거는 행위로 치환시켰습니다. 약간은 그로테스크하지만 효과적으로 함축하여 표현함으로써 수준높은 만화적 언어를 사용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작으로는 텍스타일학과 장소은 학생의 작품을 선정하였습니다. 장소은 학생은 수준급의 드로잉 테크닉과 컬러 감각으로 짧은 두 컷의 그림 안에서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도록 작품을 구성했습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만화 특유의 유머를 읽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입선작으로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공 송채원 학생의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송채원 학생은 수채화 느낌의 디지털 컬러링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전반적인 작품의 분위기는 아주 좋았으나 16컷이라는 적지 않은 컷 수 안에서 조금 더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응모하고 수상한 학우 여러분께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디지털만화영상전공 윤정원 교수
[논문 부문 심사평]
이번 학술상은 응모작이 적어 아쉬웠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할수록 다양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연구 환경이 좋아진 면도 있지만, 잘못된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연구 윤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학술상에서는 교내 학술정보관에 구축된 카피킬러 시스템을 통해 표절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심사 결과, 당선작 없이 가작 1편, 입선 1편을 선정하였습니다. 가작은 <Streptozotocin 주사가 수컷 Rat에 미치는 영향과 Metformin의 효과>입니다. 이 논문은 명확한 문제 정의를 바탕으로 기존 연구에 대한 조사, 그리고 실험 설계 및 결과 제시 등 연구 수행의 성실성과 완성도가 높다고 보았으며, 실험적 한계를 스스로 인지하고 결과 해석에 반영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습니다. 입선작은 <독일적 역사학 패러다임의 아포리아와 ‘적대적 공범’ 구도의 관계를 통한 Transnational history 필요성 모색>입니다. 이 논문은 과거 사학사의 비판적 성찰을 통해 앞으로 역사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초국적 역사 기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역사를 전공하는 젊은 학도의 근대 역사학이 나아갈 길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높이 평가하여 입선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논문에는 자신만의 관점이 있어야 하며, 타당한 근거를 통한 논증의 과정이 잘 담겨야 합니다. 과거의 연구자들이 축적해 온 연구 내용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자신만의 관점을 확립하고 성실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연구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계당교양교육원 임혜원 교수 소프트웨어학과 양희경 교수
제51회 상명학술상 수상자
제51회 상명학술상 수상자입니다.
[평론 부문 심사평]
올해 상명대 학술상 평론 부문에는 총 12편이 투고되었다. 응모작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작년이나 재작년과 비교해 향상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가운 일이다. 반면 비교적 고른 수준의 응모작이 여러 편이었기 때문에, 당선작을 제외한 가작과 입선작을 최종적으로 선정하는데 다소간의 망설임과 어려움이 있었다는 사실 또한 밝혀둔다. 전적으로 본 심사자 한 명의 최종 판단이므로, 다른 분이 심사하셨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심사 과정과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 편안함과 불편함의 호접지몽 속에서’를 당선작으로 확정하는 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국내외 영화 평단의 폭넓은 호평을 받은 영화이자, 본 심사자에게도 올해 보았던 가장 인상적인 영화들 가운데 한 편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유대인 대학살을 주도하는 책임자와 그의 가족들의 일상을 중심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만드는 이 영화는, 그만큼 분석할 만한 요소들이 풍부하고 복합적이다.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 편안함과 불편함의 호접지몽 속에서’는 핵심적인 분석 요소들의 논리적 재구성, 분석에 필요한 개념들과 분석 내용 사이의 설득력 있는 상호 조응, 논지를 풀어나가는 문장과 표현의 정확함과 적절성 등에 있어서 다른 응모작들에 비해 뚜렷하게 한 수 위였다. 가작인 ‘고전의 대중화 - 사이먼 스톤의 <벚꽃 동산>을 중심으로’는 오늘날 연극의 위상과 가치에 대한 진지한 사고가 돋보이는 응모작이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길지 않은 글에서 논리적으로 상충하는 부분이 발견되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이먼 스톤이 이른 나이에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 작업을 통해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는 초반부의 서술 내용과, 한국에서 공연한 <벚꽃 동산>의 피상적인 대중성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이어주는 매개적인 논지가 있었더라면, 더 매끄럽고 설득력 있는 논지를 전개할 수 있었으리라는 판단이다. ‘2035년, 가까운 듯 먼 미래에서 공존을 모색하며 - 영화 <아이, 로봇>을 감상하며’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점점 더 인간의 삶, 사회의 작동 방식의 일상적 구성요소가 되어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진지한 비판적 성찰이 돋보이는 응모작이다. 그런데 영화 자체에 대한 분석과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한 역사적이고 기술적인 분석이 유기적으로 결합 되지 못한 점은 결정적인 아쉬움으로 남는다. 선정되지 못한 응모작들 가운데 그 자체로 의미 있다고 평가할 만한 응모작들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본 심사자는 평론에 활용된 이론적 개념들의 정확하고 분명한 규정, 작품 분석에 있어서 개념의 적절하고도 구체적인 적용, 분석 논지의 논리적 재구성과 가독성 등을 최종적인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특히 가독성에 있어서, 비문이나 오탈자 및 띄어쓰기 등의 문제가 없는 정확한 문장 또한 최종적인 평가 요소였다. 12편의 응모작들 가운데 비문, 즉 주술 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문장, 혹은 양자의 관계가 모호한 문장, 오탈자, 띄어쓰기 등의 기초적인 요소들이 문제가 되지 않는 응모작이 더 적었다는 점은, 작년이나 재작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고의 추상화 수준 혹은 개념 활용의 난이도가 높은 문장과, 주술 관계가 뒤얽힌 장문의 문장이 전혀 비슷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언급해 둔다. 프랑스어권지역학전공 정의진 교수
[평론 입선작] 2035년, 가까운 듯 먼 미래에서 공존을 모색하다.
<소감> 안녕하세요, 상명대학보사 제51회 학술상에 입선하게 된 디자인 학부 박수빈입니다. 우선 매년 학생들에게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시는 상명대학보사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출품했던 평론작은, 이번 학기 수강하고 있는 교양강의를 듣고 영감을 받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글이라는 것이 누군가가 독촉하거나, 무작정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는 정말 막막하지만, 뜻을 가지고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느꼈을 때 비로소 막힘없이 써내려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평론을 쓸 땐 해당 콘텐츠의 줄거리, 비하인드를 소개하거나 콘텐츠 자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고 하기 보단, 정말 제가 콘텐츠를 감상하며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녹여내는데 집중합니다. 또 그 감정들 안에서 최대한 글의 본질이 될 만한 것들을 정제하는 연습도 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Chat Gpt가 요약을 잘하고, 요구에 맞게 글을 써준다고 해도 사람이 고유하게 느끼는 감정만은 따라잡기 힘든 것 같습니다. 물론, 과학 분야에 대한 설명이나, 컴퓨팅 언어에 있어서는 뛰어나지만,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질문에는 글의 본질, 혹은 감정의 영역이 완전히 배제된 것만 같은 글이 자판기처럼 대뜸 튀어나오니까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더더욱 본인의 가슴으로 생각하고, 손이 아프도록 글을 쓰는 연습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글이어도 본인의 글에 박수를 보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요. 끝으로 소감을 마무리 하며, 함께 수상하신 모든 분들에게 축하와 존경의 인사를 보탭니다. 감사합니다. 박수빈 (디자인학부)
[평론 가작] 고전의 대중화 - 사이먼 스톤의 <벚꽃동산>을 중심으로
<소감> 공연 연습과 겹처 촉박한 일정이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적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수현 (연극전공)
[평론 당선작] 편안함과 불편함의 호접지몽 속에서
<소감> 혹자들은 좋은 와인은 기분 좋은 향을 남기지만, 훌륭한 와인은 그것이 탄생한 환경과 역사를 보여준다고 이야기합니다.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자신만의 메시지를 담아낸 훌륭한 와인과 같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자 지구와 우크라이나 전역, 그리고 전 세계 곳곳에서는 피와 눈물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비극 속에서 인류애의 상실을 목도하며 우리는 지쳐가고 있습니다. 공감의 감정을 통해 평화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이 영화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한 잔의 와인이 아닐까요?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에게 그 한 잔의 와인을 바치며,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사콘텐츠전공 202110034 이정우
[시 부문 심사평]
이번 공모에 많은 작품이 접수되어 학생들의 창작 의욕을 보여주었고, 모든 작품이 각기 고유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모두 저마다의 시선으로 삶과 세계를 탐구해준 만큼 어느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어 숙고한 끝에 당선작, 가작, 입선을 선정하게 되었다. 먼저, 김대현의 「겨울 숲」 등 5편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전반적으로 김대현의 작품들에서는 감각적이고 시적인 언어가 돋보였고 내면적 성찰의 힘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겨울 숲」에서 "찰나의 고요를 붙잡는 저 수부의 울음"은 자연의 소리가 화자의 내적 울림으로 확장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고단한 삶 속에서도 “다시 단단해지”기를 원하며 복원력을 찾으려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내어 울림을 주었다. "밀림 속 상생의 식물"과 "가장이라는 중심을 세우기 위해/ 생의 어둠을 껴안고 사시는 아버지"를 연결하며 보여준 「라피도포라」의 독창적 비유, “잎들은 각자의 속도로 말라갑니다”(「만추」)라는 표현 등 세심한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음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아 신뢰가 갔고, 앞으로의 문학적 성장을 기대하며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이지훈의 「새의 길」 등 9편은 전반적으로 자연과 인간, 시간과 공간을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이들 간의 관계를 성찰한다. '기억', '흔적', '소리'와 같은 추상적 개념들이 시적 이미지와 결합 되는 「일상」은 계절의 변화와 일상 속에서6 느껴지는 멈춤과 고요함을 탐구하고 있다. 시적인 깊이를 가진 비유와 성찰적 시선이 돋보여서 가작으로 선정했다. 이정민의 「하짓날」 등 5편은 내밀한 사유의 힘이 드러나 있어 입선으로 선정했다. 해가 지지 않는 ‘하짓날’의 설정은 한편으로는 희망과 기대로, 다른 한편으로 소진됨과 쓸쓸함의 이중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 "나는 그 어떤 무엇이 아름다워서 계속, 차곡차곡 웃는가"라는 구절에서처럼 희망을 품고 웃음을 이어가는 생명력이 느껴진다. 자기만의 의미를 담은 구체적인 언어와 사색적 태도가 시적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순위에 들지 못한 다른 학생들도 각기 매력적인 아이디어와 개성 있는 표현을 보여주었으나, 선정되지 않은 작품들은 그 주제가 단순하거나 표현방식이 개성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시는 추상적인 개념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그로부터 독자가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정서와 고뇌의 깊이. 자기만의 이미지를 구체화하여 제시할 필요가 있다. 비록 아쉽게 수상하지 못한 작품이라 해도, 앞으로도 계속 시를 쓰며 자신만의 언어를 더 확고하게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시로 표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모든 참가자들의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한국언어문화전공 김지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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